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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콜라보레이션 & 콤비교정
작성자 최낙천원장 등록일 2019.7.10 조회수 13998

고운미소치과 종로점 원장 최낙천 (2015년 2월 칼럼)

 

매년 말이 되면 다음해의 트랜드를 예측하는 많은 서적들이 서점에 쏟아져 나옵니다. 수 많은 도서 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으며 꾸준하게 발간되는 책으로 ‘트랜드코리아’ 시리즈가 있습니다. 새해의 트랜드를 그 해의 십이지 동물(2015년은 양)을 모티브로 한 키워드로 뽑아 10개의 트랜드를 예측하는데, 2015년의 키워드는 COUNT SHEEP, 2014년은 BLACK HORSES 였습니다




작년 말에 출간된 ‘트랜드코리아 2015’에서 선정한 <2014 10대 트랜드 상품>을 살펴보면, ‘꽃보다 시리즈’, ‘스냅백’, ‘콜라보레이션 가요’, ‘해외직구’ 등이 있었습니다. 공동작업, 협업, 합작이라는 뜻을 가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에서 많이 쓰이고 있으며, 줄여서 ‘콜라보’라고도 간단하게 쓰는 것 같습니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용어는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자동차, IT기기, 예술 등 거의 우리가 접하는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이런 ‘콜라보레이션’ 트랜드가 정말 새로운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미 우리는 ‘퓨젼(fusion)’, ‘하이브리드(hybrid)’, ‘콤비네이션(combination)’ 이라는 다양한 용어들을 사용하여 뭔가 서로 다른 것들을 묶고, 섞고, 합치고자 하는 욕구의 발현을 경험했으며,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말 또한 이의 새로운 변주라고 여겨집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시대 경제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서 한 극단으로는 ‘초틈새시장(ultra-niches market)’으로, 또 다른 방향으로는 경쟁자간에 혹은 전혀 다른 이종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어쩔 수 없이 몰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제 시선을 제가 몸담고 있는 치과분야로 옮겨 ‘콜라보레이션’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저희 ‘고운미소 네트워크’라는 범위에서 보면 수도권 15개 지점이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을 하며 네트워킹하는 ‘콜라보레이션’을, 각 지점에서는 교정과, 보존과, 치주과, 구강외과 등의 전문 수련을 받은 원장님들이 협진을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더 시각을 좁혀 제 전문분야인 치아교정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콤비교정’ 이었습니다. 언제부터 이 용어가 사용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설측교정이 고안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때가 아닌가 싶으며, 주로 우리나라에서 쓰는 용어 인 것 같습니다.
‘콤비교정’은 웃거나 말할 때 많이 보이는 윗니는 안쪽에 부착하는 설측장치로, 상대적으로 덜 보이는 아랫니는 일반적인 순측장치(보통 세라믹장치)로 교정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태와 기능면에서 매우 다른 두 장치가 한 교정환자의 위아래에서 협업을 통해 치아들을 배열한다는 면에서 ‘콤비교정’을 ‘콜라보 교정’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설측교정은 1970년대부터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며, 대표적으로 일본의 Fujita, 미국의 Kurz 같은 교정의사들이 선구자로 여겨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Kinja Fujita는 처음 설측장치를 개발한 의도가 무술인들이 교정시 바깥쪽 장치에 의한 연조직 손상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설측장치의 발달은 심미적 목적이 컸으며, 지속적인 발달을 통해 최근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치는 미국의 Ormco사에서 나온 ‘Kurz 7세대 설측장치’가 전통적이며 노하우가 축적된 설측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측장치는 바깥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을 빼고는 환자 입장에서는 안쪽에 위치한 장치로 인한 혀와 발음의 불편함과 어쩔 수 없는 교정비용의 상승, 그리고 교정의사 입장에서는 설측의 접근성과 조작성의 어려움으로 인한 낮은 효율성이 문제점으로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된 것이 위는 안쪽, 아래는 바깥쪽으로 교정을 진행하는 ‘콤비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설측장치를 소형화하여 환자의 불편함을 줄이고, 장치에 철사를 묶지 않는 자가결찰방식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개발된 장치 중의 하나가 일본의 Tomy사에서 나온 ‘Clippy-L’ 설측장치입니다.

 



Clippy-L 장치는 Clippy시리즈의 한 종류로서,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라믹 자가결찰 장치인 Clippy-C의 자매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속자가결찰 장치도 있으며, 이는 Clippy-M 혹은 miniClippy라고 불리웁니다.) 눈치채신 분 들도 계시겠으나 Clippy라는 말 속에 clip을 열고 닫는 자가결찰의 의미가 담겨 있으며, 뒤에 붙은 접미사는 장치의 종류를 설명합니다. (M은 Metal, C는 Ceramic, 그리고 L은 Lingual)
Clippy-L의 장점을 살펴보면
  1. 기존의 Ormco사의 Kurz 장치에 비하여 부피가 작아 환자의 이물감과 불편함이 감소하며, 이로 인하여 발음의 어려움도 줄어듭니다.
  2. 자가결찰장치로서 결찰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철사를 넣고 빼기가 편하며, 진료시간도 단축됩니다.
  3. 장치 부피가 작으므로 불규칙한 설측면에 적합시키기가 용이합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Kurz 장치에 비해서는 아직 많은 노하우가 쌓이지 않았으며, 작은 부피에 따른 치아배열 조절시의 한계 등과 같은 문제점 또한 존재합니다.
무조건 하나의 장치를 고집하기 보다는 부정교합의 유형과 치료효율을 고려한 선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무시하지 못할 장점들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Clippy-L 장치가 더 많이 선택될 것으로 여겨지며 이에 따른 노하우도 축적될 것입니다.
'콤비교정'이 단순한 콤비네이션(combination)을 넘어서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위의 설측장치와 아래의 순측장치의 조화와 균형이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며, 이러한 면에서 클리피 시리즈를 이용한 Clippy-L 과 Clippy-C의 콜라보레이션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환자와 술자 모두에게 많은 잇점을 제공하는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실제 저희 종로점에서 Clippy-L과 Clippy-C를 이용하여 교정을 종료하신 환자분의 치료중간 사진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의미는 단순히 트랜드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창의적 발현의 본능적 성격을 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들이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현시대에서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편집하고 해체하는 이러한 창의적 콜라보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이는 제가 몸담은 교정영역, 그리고 치과영역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입니다.
좀더 넓은 시각과 기존의 것들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